호야의 음악생활

음악일기 : 미제레레 메이

Hoyaho 2020. 9. 2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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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들은 음악은 알레그리와

팔레스트리나의 성가곡 모음이다.

성가곡은 교회음악, 종교음악, 사원 음악 중세음악,

르네상스 음악 등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15 ~ 16세기의

소리들이다.

 

 

신에게서 부여받은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신과 인간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일생의 목표로 삼았던 당시의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조금은 현실과 분리되는 느낌이

드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classicmanager.com/albums/466373-2  

 

[ALLEGRI & Palestrina] Miserere / Stabat Mater, etc - ClassicManager

Willcocks, David, Sir, 0 Tracks

classicmanager.com

* ALLEGRI, Gregorio & Palestrina
- 연주 : 킹스 칼리지 콰이어 외

 

트랙에 첫 번째 곡인 알레그리의 '미제레레 메이'는 역사적으로도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진 곡이다.

알레그리의 많은 작품 중 이 '미제레레 메이'를 교황청이 굉장히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작품이 오로지 교황청 성당(시스티나)에서만 불릴 수 있도록 외부 연주를 금지시키고 악보 자체도 반출이 안되도록 교황 칙령으로 봉인, 교황청에 갑질을 재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전세계에서 이 작품을 듣기 위해서는 반드시 바티칸으로 가야만 했고, 18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영국의 음악학자에 의해 비로소 정식으로 악보가 공개되어서 오늘날처럼 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성가곡에 관련해서 15세기를 지나며 생긴 재미있는 표현 방법이 있다고 한다.

바로 가사의 내용에 맞추어 선율을 붙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 남자가 신의 저주를 받아 결국 지옥으로 떨어졌다' 이런 노랫말이 있다면,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을 묘사하기 위해 선율이 높은음에서 낮은음으로 굴러 떨어지도록(?) 작곡하는 방식이다.

노래를 듣기만 해도 그 내용이 더욱 생생하게 살아나도록 하는 유행이자 장치였다고 하는데 지금의 우리에게는 가사의 내용 전달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화성과 움직임 그 자체로 무척 아름다운 작품들이다.

 

 

미제레레 메이에 대한 사전정보를 습득하고 나니 우선 이 노래를 듣기 위해 바티칸까지 가지 않아도 됨에

우선 감사를 드렸다. 18세기 영국 음악학자인데 이름은 찾아보기가 귀찮아서 그냥 감사드린다. 

18세기 영국 음악학자님!

 

 

지난번 헨델의 오라토리오를 들었었다.

(생소하신 분들을 위한 아래 링크)

2020/09/17 - [호야의 음악생활] - 음악일기 : 헨델의 오라토리오 <유다 마카베오>

 

음악일기 : 헨델의 오라토리오 <유다 마카베오>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혹은 조지 프레드릭 헨델. 국가에 따라 발음이 달라지나 헨델은 헨델이기 때문에 큰 혼동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헨델은 바흐, 비발디와 더불어 바로크 시대의 왕성

hoyanlife.tistory.com

가곡, 아리아, 기악곡, 성가곡 등 같은 분류들이지만 단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의미에 차이가 있다는 뜻인데

구분하기가 싶지가 않다. 클래식을 생소하게 만드는 것은 가끔 음악 자체보다는 용어에서 오는 어색함이 

크다고 느껴질때가 있다.

 

다시 음악으로 돌아와서, 누군가 사람의 목소리를 가장 아름다운 악기라고 표현했던 것이 기억난다.
어떻게 같은 사람 목소리에서 흔히 얘기하는 돌고래 소리를 내며, 그 상태로 노래를 부르는지 인체의 신비가

놀라울 지경이다. 

 


개인적으로 성가곡하면, 성가곡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아베 마리아라는 곡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미제레레 메이를 들으면서 익숙한 느낌에 다음 트랙에서 아베 마리아가 나오겠는걸? 예측도 해봤는데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그만큼 성가곡에 느낌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뭔가 성스러워지고 싶은날 혹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찬송가는 듣기 싫을 때 우아하게 감상하기 좋은 알레그리와

팔레스트리나의 성가곡 모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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