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야의 음악생활

음악일기 : 슈만 - 어린이를 위한 앨범.

Hoyaho 2020. 9. 2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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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을 좋아하시나요?

브람스, 클라라, 슈만 세 명의 로맨스도 유명하지만

나는 슈만이라는 인물 자체에서도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슈만은 독일에서 법률을 공부하며서 논문과 평론도

많이 발표할 만큼 아카데믹한 인물이었다.

후에 프리드르히 비크에게 작곡과 피아노를 배우며 

피아니스트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물론 현대에도 법대를 다니다가 피아노를 친다고 하면 

모든 부모들이 쌍수를 들고 반대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 시절에도 예외는 아니었고 부모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슈만은 음악가의 길을 걷기로 한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성과를 내려던 악영향일까 무리한 연습으로 손가락을 다쳐 연주가 불가능하게 돼버리고 만다. 이쯤 되면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법률 공부를 마저 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는 작곡가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그 후 평안한 삶을 살았으면 좋으련만 음악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환상과 환청에 시달리며 라인 강에 투신자살하기도 하며 끝내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고 만다.

 

개인적으로 굴곡이 있는 삶을 살아온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다.

가진 것을 포기하고 주변에 반대를 불사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뤄낸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런 슈만의 곡은 역동적이고 광적일 것만 같은데 오늘 들어본 곡은 '어린이를 위한 앨범'이다.

이 앨범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어다. 1번부터 18번에 해당하는 1부 '어린이를 위하여' 19번부터 43번에 해당하는 2부 '언니들을 위하여'는 표현 그대로 연주자를 조금 더 어린아이들과 큰 아이들로 구분하여 작곡했기 때문이다. 뒤로 갈수록 곡을 익히며 기술을 함께 터득하도록 하는 슈만의 상냥한 배려가 느껴지는 짧지만 간결하고 다정한 작품들이었다.

 

youtu.be/MHnejgLHVvk

* Schumann "Album für die Jugend" Op. 68 <어린이를 위한 앨범>
- 연주 : 파울 바두라스코다(Paul Badura-Skoda)

 

전 날에 들은 바르톡의 음악이 유치원 음악시간이었다면 오늘 들은 슈만의 곡은 초등학교 음악시간 같았다.
왠지 따라 쳐 보면 잘 따라서 칠 수 있을 것 같은 음악에 호기심과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멜로디였다고 할까?
어린이를 위해 쓴 곡이 이러하면 어른을 위한 곡은 어떨까 하고 어린이 정경을 찾아들어보았다.

 

Kinderszenen <어린이 정경>은 제목에 어린이가 들어가긴 하지만  '어린이가 연주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 '어린이들의 모습을 그린' 음악이라는 점에서 용도와 의도가 전혀 다르다.

워낙 유명한 곡이라 하니 유튜브에 조금만 쓰다 보면 자동완성이 뜨기 때문에 따로 링크를 삽입하지는 않았다.

뛰어노는 어린이들을 상상하며 어린이 정경을 감상하고 나니 역시 나도 어른이라서 그런지 어린이 정경이 좀 더 듣는 맛이 있었다.

어린이들의 모습을 그린 음악 이외도 그의 인생사가 묻어나는 슈만의 작품을 앞으로 많이 접해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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