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른. 많이 들어 본 악기인데 막상 들으면
어떻게 생겼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모습을 찾아보려고 인터넷에 검색을 하니
악기 사이로 웬 염소 사진이 잔뜩 있다.
왜 그런고 하니 호른의 영어 표기가 horn
뿔과 똑같다. 보다 보니 말려있는 염소의 뿔 같이
생긴 거 같기도 하다.
과거 프렌치 호른이라고도 불렸다고 하며
지금도 아주 간혹 호른과 프렌치 호른을 섞어
명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과거 음악사에서는 호른이 프랑스에서 다른 나라로 전파되었다고 하여 그렇게 불려져왔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럽의 많은 지방에서 이미 유사한 고악기들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그것이 프랑스로 들어갔다가
형태를 갖추어 다시 전 유럽으로 퍼진 것이므로 출처를 프랑스라고 할 수는 없다'라고 의견이 모아지고 있어서
프렌치 호른이 아니라 그냥 호른이라고 부를 것을 권장한다고 한다.
호른은 여느 금관악기들과 마찬가지로 입술을 직접 대는 마우스피스를 통해 관 속으로 숨을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방식이다. 뱅글뱅글 꼬인 관 중간에 손으로 막거나 열어주는 밸브들이 자리 잡고 있다. 호른의 멋짐은 어디에서도 중심을 잡으면서 모두를 안아주는 음색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데 스스로 목소리를 높이는 때에도 매력이 돋보이고, 다른 악기들의 뒤를 받쳐줄 때에도 이보다 더 든든할 수가 없다. 그만큼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다른 무엇인가에 늘 가려져 알아보기 어려웠던 소리가 호른의 음색이다.
오늘의 음악은 기능이 많이 개선된 근대의 호른이 배급되던 시절의 작품이면서, 작곡가가 호른 연주자였던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작곡한 작품이라 무척 어렵고도 호른이 돋보이는 협주곡이다. 호른이 어떻게 목소리를 뽐내는지, 또 필요할 때면 얼마나 자연스럽게 다른 악기들과 어울리는지 그 폭넓은 면면을 느낄 수 있다.
*Richard Strauss: Horn Concerto No. 1
- 연주 : 호른 라덱 바보락(Radek Baborak) 러시아 내셔널 필하모닉
호른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는 연주는 진행 내내 카니발 같이 팡팡 울려대는 공연 같았다.
보통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가 중심이 돼서 연주되는 무대에 익숙한데 호른은 뭐랄까 한 단계 더 흥분되고
텐션 업 된 무대였다고 느껴진다.
분명히 잔잔한 느낌으로 연주되는 거 같은데도 확 퍼져나가는 음량 때문이지 어두운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음에는 내가 생각하는 호른에 느낌에 맞게 좀 더 밝고 경쾌한 혹은 웅장한 느낌을 살려주는 호른 중심에 연주를
들어보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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