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을 업으로 삼고자 마음먹고 일을 하면서 가장 큰 불안요소는 급여였다.
목공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버는 월 80은 20대 후반 남자에게는 무엇인가 미래를 꿈꿔볼 수 있는
충분한 금액은 아니었다.
그래서 목공에서 가구라는 분야로 확대하여 취업의 범위를 넓히고자 한샘, 일룸, 퍼시스, 이케아 등등 많은 가구 관련
회사의 문을 두드렸고 최종적으로 합격하여 근무까지 해봤던 이케아의 경험을 적어보려 한다.
1. 채용공고 확인
2. 자기소개서 접수
3. 면접
4. 근무환경 및 소감
위의 순서로 오늘의 이야기를 진행해보려 한다.
첫 번째, 채용공고 확인.
이케아는 자사의 채용공고 사이트를 통해 수시로 채용공고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인터넷에 이케아 채용이라고 치면 쉽게 들어갈 수 있다. 더 쉽게 들어가는 방법은 아래 링크.
https://ko-jobs.about.ikea.com/
접속을 하면 전 세계에 있는 이케아 매장에 채용 공고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당황하지 말고 필터링을 이용해 경기도를 체크하도록 하자.
현재 국내에는 광명점, 고양점, 기흥점까지 총 3개의 매장이 입주해있다.
채용공고 별로 직무, 지역, 채용형태를 볼 수 있는데 디자인이나 회계와 같이 기술을 가지고 입사하는 것이
아니라면 보통 세일즈나 물류직으로 지원하게 된다.
세일즈는 흔히 아는 영업사원이 아니라 매장 내에서 물품을 세팅하고 고객을 응대하는 역할에 임무이다.
물류직에 경우 매장 안쪽에 있는 거대한 물류창고에 물품을 채워 넣고 주문이 들어온 제품을 픽업해서 손님에게
양도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내가 지원한 직무는 물류팀이었다. 이케아에 입사 목적이 가구를 많이 접하면서 디자인적 감각을 키우자는 거였는데
멍청하게도 근무 내내 볼 수 있는 것은 가구가 분해되어 들어있는 박스들 뿐이었다.
채용형태는 풀타임 경우 주 40시간, 파트타임에 경우 32시간, 25시간 등 다양하게 나뉜다.
내 경우는 25시간 파트타이머로 하루 5시간 주 5일을 일했던 것 같다.
두 번째, 자기소개서 접수
자신이 원하는 지점, 직무, 채용형태를 정했다면 이제 지원서를 써보도록 하자.
이케아는 스웨덴 회사로 외국계 회사이다 보니 자기소개서의 정해진 양식은 없다.
나의 경우 세 가지 키워드를 정해 나의 장점을 어필했었다.
첫 째, 목공방 근무 등 가구에 대한 열정
둘째, 대학 전공 관련 물류에 대한 이해
셋째, 평소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
직무가 원하는 조건을 생각하여 자신의 장점을 조합하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다.
참고로 세일즈와 물류 직무는 무거운 가구를 끌면서 하루 종일 걸어 다녀야 하니 엄청난 체력을 요구한다.
이점 유의하여 채용에 도전하시길 바란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 메일로 합격통보와 면접 공지가 전달된다.
세 번째, 면접.
면접은 이케아 광명점에서 매우 빠른 아침에 진행되었다. 내 기억에 7시까지 집합을 요구했었던 것 같다.
집이 은평구인 나는 새벽녘부터 기차를 타고 면접장소로 향했다.
나름 면접이라 양복까지 챙겨 입고 갔었는데 다른 면접자들은 모두 편한 옷을 입고 왔었다.
이케아에 사내 분위기상 편한 옷도 결격사유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면접은 지원한 직무에 관리 직책인 리더가 면접관으로 참석했다.
일반적인 질문을 주고받는 면접이 아닌 팀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10여 명의 면접자들이 삼삼오오 팀을 이뤄 어떠한 상황을 던져주고 회의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이었다. 면접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았고 분위기도 매우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틀 뒤 최종 합격 통보를 받게 되었다.
입사하고 보니 같이 면접을 봤던 면접자들이 대부분 합격해서 다시 만날 수 있었는데
당시 오픈 초장기이다 보니 많은 인원을 채용한 듯하다.
네 번째, 근무환경 및 소감
정식으로 합격하게 되면 메일로 offer letter를 받게 된다.
오퍼 레터에는 근로조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적혀있다. 캡처해서 올리고 싶은데 법적으로 걸리는지
자세히 알 수 없어서 생략하도록 하겠다.
(개인적으로 궁금하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입사 시기는 17년으로 당시 최저시급이 6,470원이었는데 내가 책정받은 시급은 9,580원이었다.
20년 최저시급인 8,590원보다 월등히 높다. 현재는 11,000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래서 당시 이케아에 어머어마한 지원자가 몰렸다는 것이 이슈화되기도 했었다.
그런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으니 얼마나 자부심이 컸겠는가.
하지만 최저시급이 아무리 높다 한들 일반 직원으로서 연봉이 3,000만 원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이케아가 추구하는 근무환경은 워라밸이지 고소득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 입사를 하면 NCO, New Coworker Orientation이라는 교육을 받게 된다.
어딜 가든 흔히 하는 신입사원 연수 같은 것이다. 삼 일 동안 교육이 진행되는데 이때 가장 좋았던 점은
제공되는 식사였다.
고객이 이용하는 레스토랑에서 메뉴를 골라서 먹을 수 있었는데 맛이 정말 기가 막힌다.
가격에 제법 되다 보니 손님으로 가면 약간 모자라게 먹어야 했지만 직원은 마구 퍼담아 먹을 수 있는 특혜가 있었다.
단, 이것도 교육 때뿐, 출근을 하게 되면 직원식당에서 식사비를 결제하고 식사를 해야 한다.
메뉴는 그날그날 다르다. 직원식당 음식도 퀄리티가 높은 편이었는데 식사를 늦게 하면 메인 메뉴가 소진되는
불상사가 간혹 벌어지기는 했다.
근무환경을 떠올려보면 근무시기는 2017년 10월 첫 출근으로 이케아 고양점 오픈 멤버이다.
오픈이다 보니 정리가 안된 것도 많고 손님도 몰려서 초기에는 연장근무를 자주 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채용 당시 들은 설명과 실제 업무 스케줄이 다른 거였다.
보통 자율적은 근무제도 때문에 주부나, 투잡, 취업준비생 등이 많이 도전하는 분위기였는데
실제로는 비 자율적인 근무 스케줄 때문에 많은 불만이 있었다.
나도 오전 오후 중 정해진 시간에 근무를 하고 목공 학원을 등록할 계획이었는데 불규칙한 스케줄 때문에
계획이 꼬여서 곤혹을 치르게 되었다.
추가로 휴가도 아무 때나 쓸 수 있다는 정보가 많았는데 당시에는 휴가도 쓰기 어려운 환경으로
이케아도 한국에 와서 토착화가 됐구나 라고 느껴졌었다.
오픈 초기여서 바쁜 상황이어서 그랬고 현재는 자율적인 근무제가 정착화되었는지는 생각보다 빨리 이케아를
떠나게 되어 잘 알지 못하는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
꿈의 직장 이케아에 대한 칭찬을 보러 온 것이라면 다소 실망스러울 것이다.
그래도 이케아에서 근무하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수평적인 구조로 KBO에서 퇴직하신 형님, 음악을 포기하고 온 친구, 가정주부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존칭을 사용하며 인격을 존중받는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었고, 개인에게 과중한 업무가 쏠리지 않게
많은 인원을 출근시켜 여유 있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 손님이 너무 없는 시간에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한가하여 모두 손을 놓고 있었는데 누구 하나 눈치 주는 사람 없이 대화를 하며 웃을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근무시간 사이에는 식사시간과 피카라고 칭해지는 커피타임이 주어지기도 한다.
동영상은 가수 10CM 초청공연 모습이다.
직원들을 위한 파티가 매장 내 물류창고에서 벌어졌다.
많은 사람이 맥주를 마시고 다양한 이벤트에 참석하면서 웃고 떠드는 시간이었다.
이케아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참 애사심이 깊어지게 만드는 회사였다.
깔끔한 직원 공간과 다양한 복지, 많은 이벤트, 남녀노소 동서고금을 뛰어넘는 수평적 구조.
이케아는 손님만큼 직원을 생각한다.
나의 이케아 근무 후기는 위 한 줄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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