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이케아 열풍과 함께 DIY가구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적이 있다.
DIY는 Do it Yourself의 약자로 말그대로 스스로 한다는 뜻이다.
직접 만들고 조립하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도 있었고 완성된 가구에서 보다 정감이 갔을수도 있고 이유야
가지각색이지만 직접 가구를 만들어본다는건 정말 가치있는 경험 중의 하나이다.
그럼 예고한대로 오늘은 유니크 마이스터에서 나의 가구 제작기를 풀어보겠다.
처음 필기교육이 끝나면 모니터받침대와 쟁반만들기를 체험하게 된다.
실전에 앞선 몸풀기라고 할까나?
기초교육을 통해 결구법과 사개맞춤을 이해 할 수 있다. 보통 가구를 짜맞춘다고 하는데 수제가구는 나무에 못을 쓰지않고 홈을 만들어내 결합을 시키는 것이다. 목재와 목재를 결합하기 위해 재고 자르고 파내는 것이 가구제작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소프트우드를 이용한 가구제작에서는 못을 사용한다. 짜맞추는 과정은 모두 인건비이기 때문에 못을 사용해서 빠르게 찍어내면 그만큼 단가를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하드우드를 이용해 못질을 하는 것은 나무에 대한 예의가 아니거니와 애초에 못을 박기도 힘들다.
오른쪽 사진 위에 설명을 보면 트리머, 라우터, 샌딩기 등 공구에 대한 실습을 진행했는데 각종공구에 대한 설명을
추후에 따로 정리해서 포스팅할 계획이니 오늘은 의식의 흐름의 따른 가구제작기를 봐주시면 될 것 같다.
1단계 : 가구 디자인
가구제작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가구 디자인이다.
설계도가 있어야 기계를 완성시킬 수 있듯이 가구도 디자인이 좋을수록 완성도 높은 가구를 만들 수 있다.
그림을 그려보면서 디자인이 현실적으로 제작이 가능한 건지, 균형은 잘 맞는지를 확인 할 수 있다.
보통 손 스케치로 시작하여 캐드나 스케치업 프로그램등을 사용해 디자인을 완성한다.
막상 가구를 만들러 왔으나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는 구체화 하지 않아서 고심하다가 강의수료 시기가 누나의 생일과
맞아서 생일 선물로 화장대를 만들어주기로 마음 먹었다.
가구제작에도 급이 있는데 테이블은 쉬운 난이도에 속하며 의자가 가구 만들기에 정수로 꼽힌다.
초심자답게 쉬운 난이도로 설정 후 디자인을 그려나갔다.
창의성은 타고나는 것인지 만들어지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첫 작품은 창의성 면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가구 쇼핑몰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모델의 디자인을 완성!
본격적으로 작업에 착수 했다.
2단계 : 목재 선택
목재의 종류에 따라 색과 무늬가 다양한 것을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취향에 따라 가구를 만들 수 있다는 것.
로즈우드나 월넛처럼 빨갛고 검은 색의 완성된 가구를 보고 있으면 그 색상에 매혹되고 만다. 매력적인 만큼 가격도 상당하다. 목재의 종류만큼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는데 재료 난이도도 초심자 답게 가장 흔히 쓰이고 가격도 만만한 애쉬(물푸레) 나무를 선택 했다.
3단계 : 재단
이제 셋팅이 완료 됬으면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간다.
대충 잘려온 원목을 대패에 갈아 매끈한 판으로 만든다.
그 다음 테이블쏘에 올려 원하는 길이로 잘라낸다.
단 두 줄로 설명이 되지만 크고 길다란 나무를 몇 번씩 옮기면서 깎고 자르는 작업은 엄청난 힘과 시간이 든다.
목공 기계를 사용하는동안 까딱 실수하면 평생 장애인으로 살 수 있는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작업내내 엄청난 집중력을 요구한다.
4단계 : 가구결합
만약 이케아에서 가구를 사봤다면 여기저기 분리되어 있는 가구부품들을 만나 봤을 것이다.
재단과정에서 원하는 구성품들을 자르고 깎아내 만들어냈다면 이제 이케아에서 가구를 샀을 때처럼 조립을 시작하면 된다. 단, 구멍이 쉽게 맞춰지지 않으며 나사를 꽂는데도 없다.
맞춰보고 큰 부분을 깎아내고 다시 맞춰본다. 다시 깎고 다시 맞춰 끼운다.
이 과정의 반복이다. 처음부터 작게 잘라 헐거워지면 수습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에 조금 크게 재단을 한 뒤 조금씩 깎아내며 분리된 나무와 나무를 다시 붙여낸다. 진정한 장인은 결구된 나무 사이에 틈조차 찾을 수 없어서 애초에 그렇게 생긴 나무 같이 보이기도한다. 그만큼 디테일한 작업이 요구되기 때문에 많은 인내력을 필요로 한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된 작업이기 때문에 목공에서 항상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것은 안전이다.
사용하는 공구가 언제든지 흉기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교훈을 몸을 희생하고 나서야 익힐 수 있었다.
작업속도가 더뎌 조급한 마음에 끌로 나무를 막 파내다가 엄지손가락까지 파버렸고 아직까지 영광의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가구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한 가지 덕목을 꼭 고르라면 나는 여유를 가지라고 하고 싶다.
5단계 : 마감
윗 단계까지 마치면 대략 하나의 가구가 완성된 것 같다. 그러나 유종의 미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마감까지 완벽하게 끝내야 가구의 퀄리티가 올라가게 된다.
가구에 변질을 막기 위해 조립이 끝난 가구에 오일칠을 하게 된다. 칠하고 마르기를 기다리는데 이를 한 번만 하는게 아니라 목수에 따라 열 번 이상을 더 반복하기도 한다.
그렇게 완성된 가구야말로 대대손손 물려 줄 수 있는 마스터피스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6단계 : 품평 및 촬영
최종 완성한 화장대의 모습이다. 책상 위 수납장 가림판에는 거울을 부착하기 위해 홈도 알맞게 파놓았는데 거울제작이
늦어서 완성된 모습으로 촬영하지는 못했다.
만약 공방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6단계도 큰 의미를 가진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촬영한 사진을 통해 얼마나 구매자의 시선을 끌어 당길수 있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마이스터들의 축적된 노하우로 촬영된 나의 작품도 사진 속에서 더욱 고급가구처럼 느껴져 보였다.
물론 실제로도 누나의 안방 한 자리를 차지하고 고급가구로 역할을 충실히 하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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